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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3-04 기부니를 올려보자!

Diary/오늘은

by 황제코뿔소 2020. 9. 4.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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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903 다시 시작한 운동

아침부터 울적했다. 요 근래 내 마음 같지 않은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한꺼번에 나를 괴롭혔다. 내가 거슬리는 것들에 대해 엄마 혹은 펭귄이랑 얘기함으로써 털어버리고도 싶었지만 뾰족한 수도 없는 문제들임을 스스로 잘 알기에 굳이 말을 꺼내지도 않았다. 그런데 날씨는 또 왜 이렇게나 화창하고, 집에만 있어야 하는 내 신세는 오늘따라 왜 이리도 개떡같은지..

평소처럼 책을 읽고 영화도 보다가 글도 좀 끄적였다. 그리고 곤히 낮잠도 잤지만 기분은 여전히 가라앉아 있었다. 여행을 다녀온 지가 이제 일주일 조금 지났는데, 벌써부터 기분전환이 필요했다. 계속 이렇게 울적하게 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답답한 마음에 무작정 나와서 양재천으로 향했다. 평소와는 달리 아파트 단지를 가로질러 갔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음에도 바깥 공기가 상쾌하게 느껴졌다. 적당히 부는 바람은 시원했고 하늘을 가득 메운 뭉게구름은 괜스레 내 마음을 포근하게 안정시켰다.

양재천에는 간혹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 조깅하는 무개념인들이 있었다. 여기저기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는 안내 표시가 있었다. 표시가 없다 하더라도 지금 같은 상황에서 기본이 아니던가.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차분해졌던 마음이 다시 한 번 꿈틀거렸지만 내가 일일이 대응하기도 힘든 터.

걷기와 가벼운 조깅을 반복하고 집에 돌아오니 딱 1시간이 걸렸다. 다녀오길 잘했다 싶다. 돌아오는 길에는 우리 집 앞 학원에서 일하는 펭귄도 잠시 봤다. 운동한 후에 몸이 달아오르는 상태는 역시나 개운하고, 샤워까지 하고 났을 때의 그 개운함은 언제나 최고다. 빛깔 고운 복숭아를 먹으며 이렇게 오늘 하루를 기록하니, 이보다 더 완벽한 기분 전환이 있을 수 있으랴.

 

# 20200904 드라이브

오늘은 운동 대신에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양천구에 사는 펭귄을 태워 그녀의 직장이 있는 우리 동네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였다. 면허를 딴 지가 이제 고작 1달 밖에 되지 않은데다가 초행길이라는 이유로 엄마도 따라 나서셨다. 이번 구례-하동 여행에서 일행들에게 나의 안정적인 운전 실력을 인정받고, 고속도로와 국도에서부터 시골길과 산길까지 업그레이드까지 된 상태였지만 엄마의 걱정을 잠재울 길은 없었다.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올림픽 도로로 진입했고 한강과 새파란 하늘이 펼쳐졌다. 따스한 햇살까지 비추니 마음이 들떴다. 평소 같으면 겨우 일어났을 법한 느지막한 오전에 이미 이렇게 밖에 나와 있다는 점도 괜히 뿌듯했다. 그리고 오후 출근이 있음에도 걱정되는 마음에 나서주신 엄마가 고마웠다. 펭귄에게 가기까지 엄마를 모시고 드라이브 하는 중이라고 생각하니 감회가 더 남달랐다.

성공적으로 펭귄을 그녀의 동네에서 픽업하여 학원 바로 앞에 내려다 주었다. 최근 피로 누적 때문인지 컨디션이 오락가락하는 그녀를 편하게 데려다 주고 싶었다. 이제 이렇게 직접 왕복으로 다녀왔으니 배파크(지인들이 붙인 내 차 별명이다) 서비스를 자주 제공해야겠다.

주차 후에 스벅에 들려 커피를 사서 집에 돌아와 보니 지영이가 보내 온 선물이 도착해있었다. 일전에 자신이 정말 감명 깊게 본 책이라며 여러 번 언급했었던 「How Democracies Die」이다. 저자인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렛은 둘 다 하버드 정치학과 교수이며 민주주의 연구의 권위자이다. “트럼프는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는가?”라는 제목으로 <뉴욕 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이 시작이 된 책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지블랫은 2018년에 미국사회학회 배링턴 무어 상(정치학 분야에서 권위가 상당한 상이다)을 수상했다.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국내도서
저자 : 스티븐 레비츠키(Steven Levitsky),대니얼 지블랫(Daniel Ziblatt) / 박세연역
출판 : 어크로스 2018.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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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이 책은 국내에 버젓이 번역본이 나와 있지만 굳이 이렇게 원서를 보내왔다. 사실 나는 일전에 서점에서 번역본을 뒤적이다가 뻔한 내용들 같아서 살 마음이 전혀 없어서 덮은 책인데 그렇게까지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하니 쉬엄쉬엄 읽어봐야겠다. 땡쓰 지영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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