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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가을] 1주차: 물드는 계절 앞에서

Library/Club 창작과비평

by 황제코뿔소 2020. 9. 12.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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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스러운 색이 참 맘에 든다

 

클럽 창작과비평 가을호가 도착했다. 봄호와 여름호까지 해당되던 1장 활동이 마무리되고 클럽 창비 2장 활동이 시작된 것이다. 이전에 함께 창비를 읽던 멤버 그대로 2장 활동을 신청했고 선정되었다. 1장의 마지막 미션이었던 독자의 목소리(여름호를 마치며)는 남아있던 패스권을 썼다.

이번에는 1장 때와 달리 시명함 외의 굿즈가 없었다. 1장 때 받은 시명함도 아직 한가득 남아있지만 그래도 이런 아이템은 다다익선이다. 뒷면에 기재된 시도 지난번과 겹치지 않는다.

 

 

이남주는 책머리에서 가을호에 수록된 글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촛불혁명’의 초심을 환기시킨다. 총선 결과의 의미를 되짚고 검찰개혁과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도 간결하고도 핵심적인 논평을 담고 있다. 정부여당의 지지율 하락이 “퇴행적 이슈가 아니라 성평등, 주거권 보장, 소득불평등 해소 등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의제”와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움을 느끼는 것이 공감되면서도 씁쓸하다.

가을호에는 학부 시절 은사인 이정철 교수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관한 글도 수록된 듯 보이지만 코로나19가 던진 과제들을 다룬 특집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황정아의 <펜데믹 시대의 민주주의와 ‘한국모델’>이 가장 기대된다. 왠지 이미 한번쯤 들어본 내용일 것 같지만 “국가의 개입을 집단적으로 수용하면서도 동시에 그러한 국가의 개입을 요구하고 그에 대한 ‘민주적이고 대중적인 통제’”라는 해당 글의 강조점은 나의 흥미를 확 돋운다. 그간 ‘통제냐 자유냐’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코로나 방역에 관한 기존 담론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좋은 지적임이 단번에 느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코로나가 완전히 바꾸어 놓은 일상에 해결책을 하나씩 찾아가고 서서히 적응해가고 있다. 동시에 코로나는 미시적인 일상의 단위만이 아니라 ‘민주주의’, ‘자본주의’, ‘기후문제’와 같이 거시적인 영역에 대해서도 변화를 명확히 주문하고 있다. “이미 중요하다고 생각되었지만 해법을 찾기 어려웠던 문제들에 대해서 과거와는 다른 각오와 접근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행동과 의식이 타인과 사회 전체에 끼치는 영향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시기이다. 이제는 부와 행복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그간의 크고 작은 방식들을 바꿔야만 한다. 이제는 우리가 결국 대한민국이라는 조그마한 땅에, 크게는 지구라는 행성에 갇혀 같이 살아가는 운명공동체임을 상기해야하는 때가 아닐까?

곧 단풍과 은행은 서로를 예쁘게 물들이겠지만 우리는 계속 마스크 껴야만 할 것이고 누적되는 피로감에 물들어갈 것이다. 바이러스만큼 경계해야할 것은 정치권의 반복되는 무기력함과 종교의 탈을 쓴 선동이 내뱉는 물들임이다. 그렇게 우리는 물들임의 계절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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