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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봄] 10주차: 무엇이든 하기 나름

Library/Club 창작과비평

by 황제코뿔소 2020. 6. 3.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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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글이라도 읽으면 유익하지만 다양한 글을 읽으면 더 좋다. 클럽 창작과비평이 그렇다. 아무리 요즘 사람들이 책을 잘 읽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는 매일같이 글을 접한다. 그것이 영상의 자막이든 뉴스 기사이든 SNS 피드에 올라온 짤막한 글이든, 우리는 문자 형태로 존재하는 정보를 여전히 그리고 꾸준히 주입한다. 문제는 편식이다. 물론 각자의 취향은 중요하다. 특히 독서 혹은 읽기란 활동은 의무감만으로 지속하기 힘든 활동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분명 다양한 장르와 내용의 글은 나를 보다 건강하게 배불린다. 계간지 창비는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와 같이 여러 장르의 문학작품들에서부터 평론, 대화록, 하나의 주제가 관통하는 사설 등 다채로운 글들로 독자를 맞이한다. 미션 게시판에서 읽을 수 있는 다른 클러버들의 미션 글들도 빠질 수 없다. 계간지에 수록된 글들에 장착된 관점들이 내게는 안전보장 식품마크와도 같고 대다수의 글을 흥미롭게 몰입하여 읽었다. 이만하면 맛있는 건강식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지 않을까!

글은 가끔이라도 쓰면 좋지만 꾸준히 쓰면 더 좋다. 클럽 창작과비평이 그렇다. 매주 짧게라도 글을 쓴다는 것은 에너지가 꽤나 많이 소모되는 일이다. 소환되는 나만의 경험과 감정을 더듬어 문장으로 표현해내고 나름의 구조를 갖춰야만 하나의 이 되기 때문이다. 그것도 특정한 텍스트를 기반으로 글을 작성한다면 더욱 수고가 들어간다. 가끔은 계간지에서 낯선 내용을 만나 다소 막막할 때도 있었다. 그 내용으로 글을 쓰지 않는다면 그냥 지나칠 낯섦. 돌이켜보면 그때가 내 자신을 특히 더 들여다보게 되는 시간인 것 같다. 물론 창비 운영자들의 가이드 질문들도 도움이 되었지만 말이다. 어쨌든 가만히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 글쓰기는 일종의 운동과도 같다. 꾸준히 할수록 근육이 붙어 수월해지고 반대로 한동안 손을 놓으면 감을 잃는다. 계속 하다보면 이전보다 조금은 나아지지 않는 것이 이 세상 이치겠지만 글쓰기는 유독 그렇다.

혼자해도 좋지만 같이 하면 더 좋은 것들이 있다. 클럽 창작과비평이 그렇다. 본래 2020년 봄호부터 정기구독을 계획하고 있던 차에 내게 가장 가까운 지인들과 운영 중이던 독서모임에서 클럽 창작과비평 활동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제안을 받았다. 같이 하지 않겠냐고.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다른 혜택들보다는 계간지가 정기구독을 고려한 주된 이유였기에 계간지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지만 제안해 준 사람도 제안을 받은 다른 사람들도, 나에게는 무엇이든 함께 한다면 설레는 멤버들이었다. 그렇게 단톡방이 만들어지고 미션 때문이라도 우리는 매주 연락을 나눴다. 나아가 각자의 미션 글을 조별로 제출하는 것 이상으로 함께 하는 의미를 더하고자 글에 다 담지 못한 각자의 소감을 나눴다. 코로나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각자의 일정에서 시간을 부가적으로 내는 것이 수월하지만은 않은 상황이었다. 그래도 우리는 한 발짝 더 나아가보기로 했고 결국 화상으로 수차례 만났다. 서로 다른 작품해석과 강조점을 나누다보면 예상시간을 넘어가기 일쑤였다. 계간지는 혼자서도 재미있게 읽었을 것이고, 클럽 활동도 혼자서도 매주 미션 글을 쓰면서 만족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함께였기에 그 읽기와 쓰기는 더욱 풍부해졌고, 혼자서는 음미할 수 없었을 의미들이 파생되었다. 역시 무엇이든지 하느냐 마느냐 만큼이나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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