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여름] 3주차: 두 모녀와 모자의 여행
둘 다 일을 쉬고 있는 상황을 오히려 기회삼아 여행을 다녀오자고 딸 채운이 제안할 때 엄마 반희가 거절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불쑥 들었다. 나의 엄마는 당신의 안락함이 항상 후순위이며 자식-부모 관계 내에서 대부분의 ‘엄마’들이 더더욱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희는 역시나 딸의 여행 제안에 주저한다. 주저하는 바로 그 틈을 파고 들어야 한다! 빠른 말로 이번 여행을 꼭 가야하는 이유와 부담되지 않는 이유를 어필해야하는 것이다. 그렇게 마지못했던 반희가 다음 장면에서 양 손 가득 싸 온 짐을 들고 채운을 기다리고 있을 때, 바로 둘의 오붓한 여행이 시작될 때 나는 설렘이 느껴졌다. 내가 엄마와 떠나기로 한 여행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내가 1차 항암을 할 당시였을 것이다. 엄마와 산티아고 순..
Library/Club 창작과비평
2020. 7. 3. 1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