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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e 은마 Hi 연신내

창고/은평구 한달살기

by 황제코뿔소 2020. 11. 1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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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10년 넘게 살던 은마아파트와 작별했다. 그리고 바로 당일 저녁부터 나와 엄마는 연수네에서 지내고 있다. 이미 내 블로그에서 여러 번 출현한 바 있는 연수 그리고 연수네. 바로 새 집으로 들어가면 좋으련만 리모델링 기간까지는 확보하지 못한 탓에 붕 뜨는 기간 동안 이렇게 신세를 지고 있다. 그나마 다행이게도 연수가 그간 방 세 개와 조그마한 부엌-거실 공간으로 구성된 집을 혼자 사용하다가 최근에 에어비엔비로 돌리고 있던 차였다. 연수의 상황이 어찌되었든 흔쾌히 받아준 녀석이 참으로 고맙다.

이때까지만해도 이렇게 한달살이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연수는 내 주변의 가까운 지인들 중에서도 엄마와 가장 낯이 익은 편이다. 엄마가 연수를 친숙하게 느끼시는 이유는 연수가 일전에 우리 집에 놀러와 여러 차례 잠을 자고 간 적이 있어서이기도 하겠지만 분명 연수의 넉살스러운 성격 덕분일 것이다. 내가 맨 처음에 연수네에서 지내는 옵션을 엄마에게 말씀드렸을 때 선뜻 반기시기까지 하셨다. 엄마 근무지가 대치역 부근인 터라 연수네에서는 3호선을 타면 (거리는 상당하지만) 한 번에 갈 수 있다. 다만 동생 준이와는 이산가족이 되어 버렸다.. 다행히 준이도 자신에게 여러모로 가장 합리적인 숙소를 구해서 나름 편하게 잘 지내고 있다.

연수와 우리는 그렇게 식구가 되었다. 같이 밥을 먹고 하루 일과를 나눈다. 엄마와 내가 잔금을 치르고 전입신고를 하고 온 날에는 연수가 퇴근 후에 피곤할 법도 한데 이렇게 좋은 날에는 파티를 해야 한다며 엄마가 선물한 와인에 어울리는 안주를 준비했다. 대단한 음식을 만든 것은 아니었지만 그 마음이 얼마나 예쁘고 고맙던지.. 나만 빼고 둘이서만 너무나 맛있게 와인을 즐기는 통에 심술이 났지만 말이다. 며칠 전에는 셋이서 함께 미사도 드리고 왔다.

안그래도 게스트룸에 필요했다며 연수가 주문한 행거를 뚝딱뚝딱

조립 후 완성샷

집을 구하고 리모델링 업체 선정하고 (1번째) 이사를 치르기까지, 많은 결정을 내려야했고 여러 계약서에 서명을 해야 했다. 시간과 예산의 제약은 그 과정을 더 험난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잘 헤쳐 나갔다. 이때까지 그러했던 것처럼. 엄마가 고생이 많으셨다. 9부 능선은 넘은 듯하다. 이제 곧 들어갈 새 집에서 좋은 일만 가득할 일만 남았다.

 

연수네에 온 지 어느새 보름이 되었다. 이곳에서 지낼 날이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아쉽다. 그동안 연수네 주변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남은 보름도 그럴 예정이다. 그간의 기록을 하나씩 남겨볼까 한다.

원래 내 책상 앞에 붙여 두었던 포스터(칠레 발파라이소-파블로 네루다 생가)를 선물?했다. 다소 휑했던 벽에 잘 어울린다.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좋아하는 연수를 위해 두바이에서 구매한 건물 미니어처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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