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인간의 감성: <너를 만났다>부터「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까지
엊그제 밤 채널을 돌리다가 한 여성이 VR기기를 착용한 채 가상의 여자아이를 쳐다보다가 나비를 날려보내는 장면을 봤다. 가슴 아픈 내용임을 직감하고 채널을 돌렸다. 슬픔이라는 감정을 들이고 싶지 않았던 터였다. 알고보니 그 장면이 "너를 만났다"라는 다큐의 일부였다. 이 다큐는 시사교양 프로그램 의 831회에 해당하는 내용이고 "특집 VR 휴먼다큐멘터리"라는 긴 이름이 따라붙는다. 난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짧은 영상들만 봤다. 예상처럼 상당히 슬픈 내용이었다. 내가 엊그제 TV화면에서 잠깐 봤던 그 여성은 3년 전 가을, 일곱살이 된 셋째 나연이를 떠나보냈다. 그 딸을 가상현실을 통해 다시 만난 것이다. 좋아했던 슬리퍼와 먹고 싶어했던 간식 메뉴까지 반영된 가상현실 속 나연이는 분명 허구다. 당연히 나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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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2. 9. 1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