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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정치학: WHO를 통해 여실히 드러나는 국제기구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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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펭펭's 코코 2020. 3. 14.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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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수많은 이슈들 중에서 WHO에 초점을 맞추어 국제기구의 한계를 알아보는 포스팅을 남겨보고자 한다. 

E.H.Carr의 「역사란 무엇인가」, 케네스 월츠의 국제정치이론 등 국제정치학의 다양한 이론을 배우던 꼬꼬마 때부터 난 자유주의가 설득력이 없다고 여겨왔다. 자유주의는 현실주의와 함께 국제정치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이론이다. 국가 간 협력의 가능성을 강조하는 자유주의는 기본적으로 국제사회를 철저한 무정부상태로 인식하고 핵심 주체를 국가로 고정하여 분석하는 현실주의와 달리 국제기구의 역할과 그 영향력을 긍정한다. 하지만 국제기구가 근본적으로 왜 허울 뿐인지를 이번 코로나 19사태는 잘 보여준다.

 

# WHO의 문제적 대응

3월 12일 WHO(World Health Organization: 세계보건기구)가 드디어 코로나19에 '펜데믹'을 선언했다. 펜데믹은 세계적 대유행을 뜻한다. 2개 이상의 대륙에서 환자가 발생하고 지속적인 감염자와 사망자가 발생할 때 검토하게 된다. 1968년 홍콩독감, 2009년 신종플루에 이어 세번째다.  펜데믹 단계에 들어서면 다양한 조치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취해지도록 표준운영절차(standard operating procedure)가 짜여져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보건기구가 현 사태를 보다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시그널로써 선언 그 자체에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로 코로나19가 2개 이상의 대륙으로 번진 것은 옛날옛적 '뉴스'다. 현재(3/12) 110여개국 12만명 이상이 감염되었고 사망자도 4천명을 넘어섰다. 

중국 우한에서 처음으로 의심환자가 발생한 이후 WHO는 끊임없이 늑장 그리고 소극적 대응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긴급이사회를 두 차례 가진 이후에도 WHO는 "아직은 비상사태를 선포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가 전세계 확진자가 8천 명에 육박해서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비상사태를 선언할 적기를 비전문가인 내가 판단할 순 없지만 중국 우한이 봉쇄되는 상황인데도 세계적 위험 수준도를 '보통'으로 유지했던 것은 안일한 판단으로 보인다. 

2월 중순이 되어서는 중국의 신규 확진자의 감소세를 두고 "매우 신중하게 해석되어야" 한다는 하나마나한 소리나 하면서 이번 상황을 펜데믹으로 판단하진 않는다고 발표했었다. 더 논란이 되었던 것은 중국에 국제조사팀을 파견하면서도 문제의 발병지인 우한이 속한 후베이성에는 방문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 중국과 WHO 그리고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

왜 그런 것일까?

당연히 중국 정부의 압박이 있었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음모론적인 추측이 아니다. 중국 정부는 본 사태가 발생한 초기부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서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국제사회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혼란을 방지하고 '질서있는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당국이 모든 정보를 통제한다는 논리였지만, 중국은 평시에도 인터넷 검열이 존재하는 국가이다. 다국적 연구원들로 구성되어있을 국제기구 조사팀이 활보하는 것을 반길 리 없다. 정보는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는 것과 함께 여기서 기억해야하는 점은 모든 나라의 정부가 국제기구에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관철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여기에는 개별적인 중국의 파워 외에도 WHO와 중국 간의 관계가 녹아있다. 

우선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을 주목해야한다. 자, 게브레예수스 총장이 뭐라고 했는지부터 살펴보자. 비상사태 선포 이유를 두고서는 "중국 때문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때문"이고 발표했다. 1월 28일 베이징에서 시진핑과 독대한 이후에는 "중국의 대처를 칭찬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들 알겠지만 중국의 대처는.. 우리나라 신천지와 유사했다.

 

 

이러한 그의 '중국 감싸기'는 WHO 사무총장 취임 배경과 관련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비(非)의사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WHO 수장에 오른 인물이다. 자신의 나라에서 외무부 장관과 보건부 장관을 역임했었고 2017년 7월에 WHO 사무총장 선거에서 승리하여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 사무총장 선거전에서 그는 '중국 정부의 9억 달러(1조원) 투자'라는 엄청난 지원으로 아프리카표를 싹쓸이하면서 당선될 수 있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이 중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중국의 차관이 가장 많이 투입된 국가 중 한 곳인 에티오피아 출신이기 때문이다. 9억 달러는 WHO의 1년 회원국 분담금 총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2012년에 개정된 WHO 사무총장 선출방식도 그의 사무총장 당선에 한몫했다. 그간 WHO 6개 지역 가운데 3개 지역(유럽, 미주, 서태평양)에서만 배출되어 왔다. 이로 인해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 지역 회원국들 중심으로 지역 대표성의 균형화에 대한 요구가 대두되어 왔다. 지역별 순환 임명방식이 거론되고 2011년 총회에서 선출방식 개편 결의안이 채택되기에 이른다. 그 결과 아프리카가 주도한 개편방향이 전반적으로 수용되었다(출처: 주 제네바 대한민국 대표부).

바로 이러한 배경 속에서 선출된 세계보건기구 수장이라는 사람이 중국을 두둔만하고 있는 것이다. 

 

 

 

# 분담금에 좌지우지 될 수 밖에 없는 구조

이번 코로나 사태와 WHO의 행태는 국제기구라는 조직들이 얼마나 허황스러운지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게브레예수스 총장 개인의 차원을 넘어 WHO는 후원금을 많이 내는 국가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일례로 일본 크루즈선(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은 확진자가 가득한 선상감옥이 따로 없었다. 크루즈선 탑승객들은 일본 통계에서 포함되다가 2월 6일부터 별도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2월 6일에 일본은 1천만 달러를 WHO에 후원한 것이다. 유람선 감염자라고 일본 국내로 합산하지 않는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일본의 WHO 국가별 분담금 순위는 2016년, 2017년에는 3번째 2018년에는 4번째다. 

3월 2일 "한국, 이탈리아, 이란 그리고 일본이 가장 크게 우려된다"던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바로 다음 날인 3월 3일 브리핑에서는 "현재 감염사례 중 80%는 한국, 이탈리아 그리고 이란 세 나라에서 나오고 있다" 고 발표하면서 일본을 누락시킨다. 알고보니 일본 정부가 한국, 이탈리아, 이란과 같은 대열에 다루지 말도록 WHO에 요구했고 그 이후 발언이 수정된 것임이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보도에 의해 밝혀졌다. 일본 정부의 이러한 노력은 '이미지 관리'와 국제여론전에 철저한 본래의 특성으로도 볼 수 있겠지만 도쿄올림픽 때문이다. 결국 국제기구가 회원국의 분담금으로 운영되는 이상 회원국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는 UN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1월에 올라온 '게브레예수스 WHO 총장 사퇴 촉구 청원'은 현재 전 세계 약 47만명이 서명한 상태다.  해당 링크와 함께 본 포스팅을 마친다. 

https://www.change.org/p/united-nations-call-for-the-resignation-of-tedros-adhanom-ghebreyesus-who-director-general

 

Sign the Petition

Call for the resignation of Tedros Adhanom Ghebreyesus, WHO Director General

www.chang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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