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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K-방역과 그에 관한 견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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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펭펭's 코코 2021. 3. 1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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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 성적표[1]

확진자 기준으로 1위가 미국, 2위가 인도, 3위가 브라질, 4위가 러시아이며 이후 9위 터키를 제외하면 5위부터 10위까지가 소위 말하는 유럽 선진국들이다. 인구수를 고려한 수치인 발생률의 경우 이스라엘과 미국이 각각 7위, 8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독일(69위)을 제외한 유럽 선진국들은 상위권(스페인-15위, 스위스-20위, 영국-23위, 프랑스-29위, 이탈리아-41위)에 포진되어 있다. 일본과 한국은 각각 141위와 155위이다. 

확진자 대비 사망자를 나타내는 치명률은 대체로1%~4%를 보인다. 확진자 대비 완치자를 나타내는 완치율의 경우는 편차가 선명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완치율은 전세계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이지만 진전을 보이지 못하거나 오히려 후퇴하는 국가들까지도 존재한다. 스페인, 네덜란드는 관련 통계가 아예 추산되지 않고 있다.

지역별 경향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확진자 및 사망자 수치에 있어서 아시아와 중동은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남아메리카는 유럽 수준으로 심각하다. 이러한 경향은 인접국의 확산세에 영향을 끼치는 감염 바이러스의 특성, 지역내 국가들의 정치경제적 수준의 유사성으로부터 비롯된 측면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지역별 경향에도 불구하고 통계 수치나 방역 조치들의 조건과 맥락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2021.01

2021.02

대한민국

82%

89%

독일

84%

91%

일본

77%

93%

영국

45%

61%

미국

60%

66%

프랑스

7%

6%

 

K-방역

소위 ‘K-방역’이라고 불리는 한국의 방역시스템이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한국이 유사한 수준의 국가들과 비교하여 방역 통계에서 꾸준히 준수한 수치를 보여왔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모델은 창의적이면서도 개방적인 방역 시스템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하나의 모범으로서 주목을 받았다. 바이러스의 유행 시기 초기부터 문을 걸어 잠근 대만의 경우는 뒤따라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K-방역의 핵심은 3T(Test-Trace-Treat) 전략이다. 감염병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확진자를 선별하는 대규모 검사(Test)를 시행하고, 감염경로와 접촉자에 대한 신속히 추적(Trace)하여 감염고리를 끊어내며, 확진자를 적절히 치료(Treat)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한 K-방역은 효율적인 진단을 가능케하는 독자적 장비 및 ‘드라이브 스루’ 같은 새로운 진료방식의 도입 외에도 전자출입명부, 모바일 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K-방역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게 요소는 무엇일까? 첫째는 ‘요소투입형 체제’다. ‘요소투입형’은 노동과 자본의 투입을 통해 양적 성장을 견인하는 방식을 뜻한다. 강도높은 업무 스케줄에 따라 방역 현장에 투입된 의료인, 공무원, 저임금 노동자들의 희생을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인 것이다. 둘째는 ‘정보환경’이다. “인구로서의 개인이 가진 정보뿐만 아니라 소비자로서 개인의 정보 또한 세세히 파악 가능하기 때문에, 억압적 감시사회의 외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는 시민 개개인의 동선을 추적하는 데에 굉장한 효율을 발휘하게 된다.”[2] 세번째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시민들의 자발적 협조이다. 어떠한 조치이든 애초에 시민들의 협조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K-방역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

한국을 민주적인 방식으로 방역에 성공한 모범적인 사례로 꼽는 평가[3]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첫째, 한국을 ‘아시아적’ 사례로 분류하거나 K-방역의 선방을 유교문화의 유산으로 인식하는 시각이다. 우선 중국은 방역 통계에서 준수한 수치를 보이지만 중국에서 발표되는 통계의 신빙성은 꾸준히 논란의 대상이 된 바 있다. 무엇보다 바이러스 진원지이며 초기에 기민하게 대응하여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을 수 있지 않았냐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4]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국이 시행한 구체적인 방역조치들과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지리적, 문화적 특성으로 이해하는 시각은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파리정치학교 기 소르망 교수는 주간지 <르푸앵>과의 인터뷰에서 “유교문화가 선별적 격리 조치의 성공에 기여했다. 한국인들에게 개인은 집단 다음”이라고 밝혔고, 태커트 머피는 팬데믹 상황에서 “’성공적인’ 동(남)아시아 정치체들은 모두 유교적 정치 유산을 공유한다”[5]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들은 K-방역 혹은 아시아 국가들의 ‘성공’을 일견 수긍하고 있으나 그 성공은 과거로부터 지속되어 온 문화에 기인한다고 본다. 이러한 ‘서구적’ 해석은 오리엔탈리즘[6]의 한계를 드러낸다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다.

 

 

한편, 당국의 방역조치를 ‘생명정치’[7] 측면에서 비판하는 시선이 존재한다. 독일에서 주로 활동하고 국내에는 『피로사회』로 잘 알려진 철학자 한병철은 한국 등 아시아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성공적으로 대처하였더라도 디지털 기술을 통해 개인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디지털 바이러스”에는 취약하다고 주장한다.[8] 나아가 한병철은 아시아를 디지털 감시에 대한 비판의식과 개인주의는 부재하고 권위에 대한 순응성이 지배하는 일종의 디스토피아로 규정하고 이러한 치안체제가 서구까지 도래할 것을 우려한다. 생명정치 담론의 대표 학자인 아감벤은 이탈리아 당국이 취한 각종 방역조치들을 두고 “엄청난 과잉반응”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주장들에 대해서는 공적 권력기관의 붕괴에도 불구하고 감염병으로 인한 조치들을 감시와 통제라는 통상적 패러다임으로 환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 또한 논의가 유럽의 심각한 상황을 인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유럽에 대해서는 국가의 실패를, 아시아에 대해서는 국가의 강화를 비판하는 양립 불가능한 입장을 편의적으로 취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9]

 

감시의 역사

촘촘한 정보환경과 국내 당국의 적극적인 디지털 기술 활용은 감염경로와 접촉자를 신속히 파악하는데 일조했지만 동시에 확진자 동선 추적은 사생활 침해 논란으로도 이어졌다. ‘전자 판옵티콘’의 현실화라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우선, 판옵티콘(Panopticon)은 ‘모두’를 뜻하는 ‘pan’과 ‘본다’를 뜻하는 ‘opticon’의 합성어이다. 영국의 공리주의 철학자 제러미 벤담이 제안한 교도소의 한 형태로 가운데가 비어 있는 동심원 모양을 띄고 있다. 교도관들은 항상 어둡게 유지되는 중심에서 둥그런 외곽에 위치한 죄수들을 감시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에 따라 죄수들은 교도관들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조차 어렵게 되면서 교도관의 규율과 감시를 내면화해서 스스로를 감시하게 된다.

 

 

벤담의 판옵티콘은 미셸 푸코를 계기로 감시의 원리를 극대화한 하나의 건축물을 넘어 현대 사회의 규율 체제를 상징한다. 푸코는 1975년 『감시와 처벌』을 통해 감시와 처벌의 방법, 교도소의 탄생 과정을 심도 깊게 다루면서 근대 사회를 거대한 판옵티콘으로 규정한다. 사회 구석구석에 스며든 ‘모세관 같은 권력’(capillary power)이 우리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것은 현대사회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기술의 발달로 컴퓨터 데이터베이스, CCTV, 전자결제 등 개인의 정보를 수집하고 저장하는 방법이 더 다양해진 동시에 용이해졌다. 이것이 바로 전자 판옵티콘이다.

“’패놉티콘’에서는 시선이 규율과 통제의 기제라면, ‘전자 패놉티콘’에서는 정보가 규율과 통제의 기제로 작동한다. 일단 이 둘은 ‘불확실성’에 피상적인 공통점이 있다. 감시를 당하는 사람은 자신의 정보나 국가나 직장의 상관에게 언제든 열람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이나 작업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이 둘에는 두드러진 차이점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시선에는 한계가 있지만 컴퓨터를 통한 정보의 수집은 국가적이고 전 지구적일 수 있다.”[10]

 

 


[1] https://coronaboard.kr/ (21/02/23 기준)

[2] 박권일, “‘K-방역’의 비밀,” 한겨례, 2020/04/30.

[3] Josh Rogin, “South Korea shows that democracies can succeed against the coronavirus,” Washington Post

[4] 중국공산당에서 출판하는 <인민일보>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가 이 전쟁에서 이길 중요한 제도적 보장이며, 세계적인 방역 전쟁에도 귀중한 노하우”라고 밝힌 바 있다.

[5] R. Taggart Murphy, “East and West: Geocultures and the Coronavirus,” 『New Left Review』 122 (Mar/Apr 2020).

[6]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은 원래 유럽의 문화와 예술에서 나타난 동양에 대한 선호를 나타냈던 말이다. 하지만 1978년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Said)가 발간한 『오리엔탈리즘』을 계기로 오늘날에는 하나의 이론과 지식체계로 굳어진 ‘동양에 대한 서구의 왜곡과 편견’을 의미한다. 동양과 서양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여 동양에 대한 서양의 우월성이나 동양에 대한 서양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서양의 동양에 대한 고정되고 왜곡된 인식과 태도 등을 총체적으로 나타내는 말로 쓰인다. (출처: 두산백과)

[7] 생명관리(biopolitique)를 정치의 핵심으로 보는 이론적 입장이다. 19세기 이후 유럽에서는 한 나라의 경제력과 국방력이 건강한 국민과 인구의 크기에 기초한다는 발견된 이래 국가 통치의 근간이 생명 관리에 두는 경향이 심화되었다.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Michel Foucault)는 생명이 정치 영역의 핵심 생점으로 부상하는 이러한 과정을 실증적으로 밝혀냈고 이를 근거로 근대 정치의 핵심이 생명관리정치에 있음을 주장했다. 이는 정치가 법률과 경제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기존의 통념을 깨는 이론이다. 법률 시행과 경제 운영 못지않게 인구를 관리하는 문제, 국민의 생명을 보살피는 문제가 중요한 축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출처: 김상환, 코로나19 사태와 생명관리 정치- 『주역』과 푸코 사이에서, 네이버 열린연단)

[8] Byeong Chul, Han, "The Viral Emergence(e/y) and the World of Tomorrow," Pianola Con Livre Alvedrio, 2020/03/29.

[9] 황정아, “팬데믹 시대의 민주주의와 ‘한국모델’,” 『창작과 비평』 189 (2020 가을).

[10] 홍성욱, “감시와 역감시의 역사,” 고등학교 『독서』. 좋은책 신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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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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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3.18 15:18 신고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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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3.18 19:57 신고
    동전의 양면성과 같은 느낌이 드네요. 방역을 하자니 개인의 사생활이 침범받을 수 있지만 빠른 추적을 위해 불가피함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방역 이후엔 개인의 사생활 보호는 지켜져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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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3.19 13:37 신고
      방역과 사생활 보호, 이 둘이 반드시 상충하진 않다고 봅니다. 양자택일이 아니라 둘 다 추구하는 방향으로 충분히 갈 수 있고, 물론 중간에 시행착오가 있었고 완벽하진 않겠지만 정부와 방역당국이 그런 측면에서는 분명히 모범적으로 위기를 돌파했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