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은 나의 원래 생일이다.
나이라는 투명한 맥주를 들이킬수록
생일날엔 나 자신보다 나를 이 세상에 데려다 준 사람이 보인다. 감사합니다.
그 분은 작년 말 나를 다시 한번 피우셨다. 조혈모세포 이식을 통해.
나는야 아직 돌도 지나지 않은 덩치 큰 신생아.
생일!하면 떠오르는 것은 입학식 후 대면하는 새로운 반과 낯선 얼굴들.
물론 익숙한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함께 피자와 분식을 흡입하는 생일파티도 빠질 수 없다.
위중한 시국 속에서도 은마아지트는 어릴 적 생파를 오마주한 집 방문 축하의 장으로, 오늘도 어김없이, 활용되었다.
오리지날 버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내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엄마의 눈물과 패스트푸드를 지긋이 압도하는 풍성한 집밥 패키지.
아주 짙은 농도의 하루가 그렇게 저물었다.
내년에도 이 벅참을 가득 안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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