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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트 원티드 맨(2014)- 스파이의 세계를 리얼하게 엿보고 싶다면

Theatre/movie

by 황제코뿔소 2020. 3. 3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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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제임스 본드?

거칠면서도 섹시한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가 내겐 가장 매력적이다.

아니면 에단 호크를 필두로 한 미션임파서블의 IMF(Impossible Mission Force)팀?

007이나 미션임파서블 시리즈의 거대한 스케일과 화려한 액션은 관객들을 현혹시키기에 충분하지만

스파이의 세계를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보긴 힘들다. 

나의 최애 영화 장르는 스릴러, 그 중에서도 스파이 장르이다.

<모스트 원티드 맨>은 단연 그 중 스파이의 삶을 가장 가까이서 그리고 리얼하게 그려낸 작품이라 할만 하겠다. 

배경은 독일 함부르크이며, 주인공은 정보부 소속 비밀조직의 수장인 '군터 바흐만'이다.

독일 최고의 스파이였던 그의 앞에 인터폴 지명수배자인 '이사'가 나타난다.

이사는 아버지의 유산을 찾기 위해 함부르크로 밀항한 무슬림 청년이다.

군터는 이사를 돕는 인권 변호사 애너벨과 유산이 보관되어 있는 은행의 장인 토마스 브루를 자신의 정보원으로 만든다.

이들을 이용하여 이사를 이용하고, 이사를 이용하여 테러리스트들의 자금줄인 닥터 압둘라를 체포하려 한다.

출처: 네이버 영화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베테랑 스파이(들)가 느릿느릿하지만 기계적으로 표적을 몰아가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이 영화에는 그렇다할 액션 장면은 하나도 없다.

닥터 압둘라의 정체가 베일에 쌓여있는 것도 아니다. 압둘라는 영화 첫 장면부터 버젓이 나온다.

007이었다면 눈 앞에 있는 압둘라를 가만히 내버려뒀을 리 없다.

하지만 군터에게 필요한 것은 압둘라가 테러리스트의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는 최종적인, 확실한 물증이다.

압둘라에게서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이사를 미끼로 사용해야하는데 이것이 도통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이사를 엮어낼 새로운 정보원들을 포섭해야하는 동시에

정부 부처 간 경쟁과 미국 정보기관으로부터 자신의 작전을 지켜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보원을 미끼 삼아 더 큰 목표물을 제거하는 과정을 찬찬히 따라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만 함부르크가 9.11 테러범들이 사건을 모의한 곳이기도 하고 이민자가 많은 항구 도시라서 국제 첩보 무대에서 중요한 지역인건 알겠는데.. 주인공과 그 팀은 독일 정부 소속이면서도 왜 내내 영어를 사용하는가 ㅋㅋ 극의 몰입을 해치는 정도의 요소는 아니라고 할 수 있어도 리얼리티를 중요시 여기는 나로서는 꽤나 거슬렸다. 

군터(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배우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영화이다.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연기는 단연 엄청나다.

스파이 일을 오래해 온 냉담하면서도 지친 듯한 느낌을 물씬 풍기는 군터, 그 자체로 분한다. 

더 이상 그의 연기를 볼 수 없다는 점이 참 아쉬울 따름이다.

마사 설리반(로빈 라이트), 토마스 브루(윌렘 데포), 애너벨(레이첼 맥아담스)

그 밖에도 레이첼 맥아담스, 윌렘 데포, 로빈 라이트는 모두 훌륭한 연기를 선보인다. 

셋 다 내겐 신뢰감 있는 배우들이다. 

이 영화와 관련하여 특기할만한 점은 원작이 소설이라는 점이다. 

영국 정보부 M16 소속 실제 스파이 출신의 작가인 존 르 카레의 21번째 소설 「모스트 원티드 맨」을 원작으로 한다. 

존 르 카레

냉전 시대에 스파이 활동을 했다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그는 독자와 평단 모두로부터 인정 받은 작가이다.

어느새 스파이 소설계의 거장이 되었다. <모스트 원티드 맨>의 경우 프로듀서로 제작에 적극 참여했다고 알고 있다. 

영화화된 그의 또 다른 작품이 바로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이다. 이 영화도 상당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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