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뜨겁던 몇일 전, 펭귄과 롤링파스타를 다녀왔다. 내가 살고 있는 대치동에는 엄청 훌륭한 퀄리티가 아니더라도 합리적인 가격에 파스타를 접할 수 있는 음식점들이 꽤나 있는 편이다. 아무래도 학생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그래도 백주부 아닌가? 백종원의 다른 음식점들도 괜찮은 가격과 음식 수준도 최소한 평타는 친다고 느껴왔고, 최근에 오픈했기에 여러모로 더 신경썼으리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이곳 학원가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나보다도 동네식당들을 많이 가 본 펭귄이지만 롤링파스타 오픈 소식을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말을 꺼냈는데 열렬한 반응 ㅋㅋ 그래서 다녀왔다.
점심시간이 지나가고 있던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살짝 기다려야했다. 자리가 없지 않았다. 2인 손님은 4인 테이블에 받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보다 늦게 들어온 3인 손님들이 먼저 자리를 배정받았다. 기다리고 있는 우리 눈 앞에 텅 빈 테이블들이 몇 개나 있으니 속이 쓰렸다. 그럼에도 수긍이 가는 원칙이다.
그렇게 자리에 착석을 하자마자 우리는 신메뉴 세트로 주문을 했다. 우리 맘에 쏙 드는 구성이었다. 거기에 에이드만 추가 주문. 참고로 메뉴가 다양한 편이다.
얼핏 보이겠지만 식탁이 다 저런 대리석(당연히 인조겠지)으로 되어 있다. 이태리 음식이 가지고 있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이런 식으로라도 커버하려는 듯하다. 난 이 부분이 그닥이었다. 앞접시와 숟가락, 포크 같은 식기들을 살짝 놓아도 기본적으로 쨍그랑거리는게 있어서 불안하다고 할까. 그래도 벽지라던지 내부 간판 등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너무 싸보이지 않으면서도 캐쥬얼하게 괜찮았다. 오늘와인한잔 처럼 비교적 부담없이 와인도 즐길 수 있는 컨셉이다.
저가식당의 기본 옵션이라 할 수 있는 셀프바가 롤링파스타에도 역시나 구비되어있다. 직원들은 정말 주문한 메뉴만 가져다준다. 피클은 물론이고 식기며 물이며 티슈까지 손님이 직접 가져다 날라야한다.
세트 메뉴의 일부인 논알콜 모히또가 펭귄이 시킨 레몬에이드와 함께 메인보다 먼저 나왔다. 모히또 요게 참 만족스러웠다. 합리적인 가격이 강점인 식당에서 별도로 시키기엔 망설여지는 가격이긴하다. 그래도 롤링파스타에 가서 음료를 마신다면, 추천한다.
드디어 주문한 모든 메뉴들이 나왔다. 1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비주얼과 향이 괜춘! 이제 물고 뜯고 씹으며 맛을 볼 차례. 일단 피자는.. 역시나 저렇게 세트에 묶여 나올 경우 큰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 모르던 바 아니었지만 리조또는 비주얼이 별로고 안땡겼으며 파스타 3개는 오바였기에 감수하고 시켰다. 못 먹을 정돈 아니다. 결국 다 먹었다..ㅋㅋ
다음 심사 대상은 간장우삼겹파스타. 국물은 거의 없고 간장소스와 마늘향이 나는 기름이 밑에 깔려있다. 일반적으로 익숙한 파스타 느낌과는 확실히 달랐다. 한입 먹자마자 내뱉은 말, "밥 생각난다." 한국인들이라면 대부분 좋아할 맛과 향이다. 다만 면 보다는 흰 쌀밥에 올려 슥슥 비빈 후에 김치 하나 얹어 먹고 싶은 구성이다.
메인 디쉬 중에서 스테이크크림파스타가 가장 맘에 들었다. 우선, 크림 특유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나면서도 알싸한 매콤함이 가미되어 있다. 중간중간 썰어져 있는 청양고추가 보이는가. 그리고 찹스테이크가 맛있다! 뻑뻑하지 않고 상당히 부드럽다. 작성 중인 지금도 군침이 돈다.
그 외의 점들을 조금 더 리뷰해보자면.. 파스타가 담겨져 나오는 접시가 괜찮았다. 접시도 분명 의도적으로 선택된 브랜딩의 일부일터. 아무 무늬없는 하얀 그릇보다 더 식욕을 자극하는 효과가 분명 있어 보인다.
내가 방문한 대치점의 경우 벽을 낀 테이블, 중간 테이블 그리고 통유리에 나란히 앉는 바(bar)로 자리가 나뉘어져있다. 우리는 에어컨 직빵 때문에 바 자리로 자리를 옮겨 앉았는데 아주 만족스러웠다.
마지막으로 직원들이 친절했다. 오픈 빨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신없어 보이는 와중에도 빠르고 친절하게 응대해줬다.
롤링파스타는 한번은 가봄직하다. 다른 옵션이 딱히 없다면 모를까 줄서서 먹을 정도는 단언코 아니다. 괜찮은 가격에 기본 파스타는 물론이고 색다른 메뉴들도 접해볼 수 있다. 우리도 조만간 재방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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