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사 및 돌봄 활동의 수요가 증가하였다. 이러한 활동들이 여성 중심인 규범적 특성에 의하여 여성들의 스트레스가 확연히 증가하게 된다. 특히 저소득층 여성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취약성과 자녀 양육에 관한 스트레스를 이중적으로 경험하는 현상이 발생하였다.[1] 팬데믹은 분명 "가족, 노동, 돌봄의 의미를 구성해 온 한국 사회의 젠더 불평등체제의 위기"[2]를 압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더 큰 정신적인 고통에 노출되어 있다. 남성과 달리 여성 대다수가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blue)을 나타내는 ‘코로나 블루’를 경험한 것이다. 작년 상반기에 항우울제를 처방받은 환자가 재작년에 비해 25%나 증가한 사실은 분명 이와 깊은 관련이 있을 것이다. 팬데믹 시대의 우울감은 특히 ‘젊은 여성’들을 괴롭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20대 여성 중 절반은 코로나 블루의 원인으로 ‘외출 및 모임 자제로 인한 사회적 고립감’을 꼽았다.
우울증은 삶의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에 비례하여 보호자의 경제적, 심리적 부담까지 증가시킨다. 무엇보다 우울증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실제로 2020년 상반기 20대 여성의 자살률은 2019년에 비해 43%가 증가하였다. 성별에 따른 코로나19의 불균등한 영향은 우리나라에 국한되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2020년, 11년만에 자살률이 증가했는 남성의 자살은 줄어든 반면 여성의 자살은 15% 가까이 늘었다고 한다.[3]
한국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치명률과 사망률 모두 남성이 더 높이 나타나고 있지만 확진자 수에서는 여성이 더 높다. 이는 여성들이 주로 종사하는 업종의 노동 환경과 연관있다. 종교시설, 요양시설, 근로여성임대아파트, 콜센터 등 이제까지 집단감염이 일어난 공간들 모두 여성들의 활동이 두드러지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 뿐만 아니라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과도 직결된다. 아니나 다를까 여성의 비경제활동 비율은 급증한 반면 여성 고용률은 급락했다. 남성과 비교하였을 때 그 폭은 훨씬 크다.[4]
[1] 유계숙 외 2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한 기혼 성인 남녀의 스트레스 경험」, 『여성연구』, 2020.
[2] 김현미,「코로나 시대의 젠더 위기와 생태주의 사회적 재생산의 미래」, 『젠더와 문화』, 2020.
[3] “코로나 19: 일본에서 코로나 이후 여성 자살이 급격히 늘어난 까닭,” BBC, 2021/02/18.
[4] 전기택, 「코로나19 확산과 여성고용」, 『젠더리뷰』,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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