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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임실 여행 Day1 ④ 한번쯤은 먹어볼만한 맛, 옥정호산장의 새우탕

밖으로/언제나 여행

by 황제코뿔소 2024. 2. 6.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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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특별한 저녁을 먹을 시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출연했다는 옥정호산장이다. 애뜨락에서 미리 전화로 예약을 해두고 움직였다. 여행 전 검색을 해볼 때 대기 이야기가 있던데 동절기라 비수기이고 저녁이라 그런지 손님이 많지 않았다. 임실여행 내내 사람없고 한산한 점이 좋았다. 

 

 

도착하자마자 바로 자리로 안내받았다. 바로 새우탕을 주문했다. 가격이 후덜덜하다. 

반찬이 이것저것 많이 나오고, 꽤나 정갈하고 맛도 괜찮았다. 

얼마 되지 않아 걸쭉한 탕이 마그마처럼 부글부글 끓어 나온다. 안에는 새우와 시래기가 가득하다. 시원한 새우향이 입안에 진하게 퍼진다. 비주얼도 그렇지만 들깨가루 맛이 나서 추어탕 느낌도 살짝 있다. 컵라면으로만 먹던 새우탕을 아주 제대로 맛봤다.

 

 

그런데 먹다가 새우탕에서 딱딱한 무언가가 나왔다. 철수세미로 보이진 않았지만 이빨로 씹어봐도 씹히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 것을 보아 먹을 수 없는 물질로 보였다. 종업원을 불러 말하니까 기다렸다는 듯이 그게 새우가 서식하는 강의 나무 뿌리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종업원의 TMI가 시작되었다. 

 

이 새우가 수입 민물새우인데 본인들은 새우를 어느 고깃집으로부터 납품받는다고 한다. 문제는 본인들이 받아서 다 손질하고 이물질이 없도록 신경을 쓰고 있는데 그걸 일일이 골라내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일단 고깃집에서 새우를 납품받는다는 점에서 의아했고, 새우가 국산이 아니라는 것에 더 놀랐으며, 다 골라낼 수가 없다는 말에 어이가 없었다. 내가 곧바로 새우가 어디서 수입한거냐고 물으니까 당황한 듯 1-2초를 머뭇거리던 종업원은 동남아 지역이라고 말했다. 우리 테이블 주변에 2팀이 더 식사 중이었는데 종업원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 나의 질문에 모두가 조용해졌고, 1-2초 동안 순간 정적이 흘렀다.

 

원래 같으면 가만히 있을 내가 아니다. 그거 씹었다가 이빨 상하면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이며, 그걸 다 골라내지 못하면 음식을 팔아선 안 되는거 아닌가. 먹지 못할 것이 들어간 음식을 손님에게 내면 어떻하며, 원산지를 명확히 얘기를 못하고 얼버무리면 어떻하나. 

 

그럼에도 그냥 알겠다 하고 끝냈다. 식당에 들어와서부터며 이물질에 대해 설명하는 동안 조금이라도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불친절했다면 거세게 문제를 제기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하루 종일 편안하고 즐거웠던 여행 분위기로 불쾌한 감정이 상당 부분 상쇄된 듯하다. 일일이 문제 삼다가는 한참 남은 식사를 기분좋게 할리도 없을 일이었다. 

 

남은 식사 동안에는 문제의 나무 뿌리는 더 나오지 않았고, 맛있게 식사를 마무리했다. 새우탕을 포함해 그곳 음식들이 전반적으로 비싼 감이 있는데 그나마 양이 상당하다. 셀프로 포장할 수 있도록 통과 비닐봉지를 구비해두어서 우리도 야무지게 포장까지 해왔다. 

 

 

먹는 도중 약간의 찝찝함은 있었음에도, 옥정호 산장의 새우탕은 추천할만하다. 가격이 높은 편이지만 언급한대로 양이 많고 한번쯤은 먹어볼만한 맛이다. 나처럼 새우를 좋아한다면 무조건이다. 반찬도 다양하고 정갈하게 나왔다. 낮에 오면 옥정호 풍경을 감상하며 식사할 수 있다고 하니 이왕이면 점심 일정에 포함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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