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책을 접하는 또 다른 방법 ①)에 이어 책을 접하는 나만의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예고한대로 이번 포스팅은 나만의 독서법과 창작과 비평 정기구독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바로 시작해보자.
먼저 앞으로 공유할 내용은 순전히 '나만의 독서법'임을 다시 한번 밝힌다. 별 대단한 내용도 아니다. 내가 전세계 1등 독서광인 것도 아니지만 1등 독서광이든 누구든 타인의 독서법이 나에게 쏙 들어맞을 수도, 아니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자신만의 독서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나(코코)의 독서법이 조그마한 참고사항이 되기를.
다만 "독서법"을 서점 홈페이지에서 검색해보니 많은 책들이 쏟아졌다... 그 책들을 읽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쭈글)
그럼에도 일단 나만의 독서법을 얘기해보자면..
첫째, 여러 권을 동시에 읽는다.
이러한 방식은 마치 집중력을 떨어뜨릴 것 같지만 오히려 효율성을 높인다. 나의 경우엔 확연히 그렇다. 나는 멀티태스킹의 힘보다 선택과 집중의 힘을 훨씬 신뢰하는 사람이지만 독서에서만큼은 그 반대다. 이러한 독서법의 장점은 지겹지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봤을 때 무슨 책이든 독서를 꾸준히 하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몰입을 할 수 없느냐? 전혀 그렇지 않다. 특정한 책에 확 몰입되는 경우가 있다. 그때는 다른 책으로 갈아타고 싶지 않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다른 책은 생각나지 않는다. 그럴 때는 바로 그 몰입된 책으로 쭉 달리는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많은 책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시작해서는 안된다. 자신이 통제 가능한 책의 숫자는 각자 다르다. 이는 경험으로 알 수 있다. 나는 보통 3~4권의 책을 동시에 손대고 있는 편이다.
참고로 일전에 내가 리뷰한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의 저자, 강상중은 아래와 같이 책을 세 분류로 나누어 동시에 읽는 탄력적인 독서법을 제안한 바 있다.
⊙ 천천히 시간을 두고 읽는 책(전문서나 고전)
⊙ 어느 정도 집중력을 가지고 읽어야 할 책(일과 관련 있거나 그 주변 영역에 관한 책)
⊙ 짧은 시간에 대략적으로 훑어보는 책(신서나 소설, 잡지)
둘째, 억지로 끝까지 읽을 필요없다. 가장 중요한 항목이지 않을까 싶다. 완독하는 것 그 자체가 목표가 되는 독서에서 남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다. 우리가 책을 읽는 구체적인 이유는 제각각이겠지만 나는 근본적으로 독서가 내 자신을 돌보는 시간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지루한 내용, 파트를 견뎌내는 '독서근육'이 일정 부분 필요지만 다이어트 목표 체중을 정하듯이 완독이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과제가 되어서는 꺾이기 쉽상이다.
동시에 나는 독서를 책의 내용을 읽어내려가는 것만이 아니라 책을 고르고 구매하고 그리고 책장이든 태블릿PC든 내 공간의 일부가 되는 모든 과정으로 본다. 독서를 바로 이러한 총체적 체험으로서 이해했을 때 그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다 보았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어차피 그 이유가 편식 때문이든 충동적 주문 때문이든 당신이 다 읽지 못할 책을 접하는 일은 그리 오래, 자주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의 잔고와 시간이 그렇게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읽어보라.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것을 추천한다. 모르는 사람들과 책 이야기를? 기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는 매우 적극적인 독서법이다. 혼자 독서를 할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자원이 요구된다. 하지만 학부에서 4년, 대학원에서 1년 그리고 최근 3개월 동안 독서모임에 참여한 경험을 토대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함께 독서'가 '나홀로 독서'보다 무조건 월등하다. 정말 무조건.
독서는 결국 문자로 하는 간접체험이다. 즉, 주어진 시공간에서 '나'라는 한정된 존재를 확장하는 경험이라 할 수 있기에 그런 존재들이 모여서 상호작용했을 때 그 경험은 극대화된다. 독서모임 마다 운영방식이 상이하겠지만 자유로운 형식과 분량으로 감상문, 서평을 작성하길 권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출판사 창작과 비평(이하 창비)을 당연히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책과 친하지 않은 사람들도 창비를 한번쯤 들어봤을 수 있다. 그 정도로 국내에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대표적인 출판사 중 하나이다.
내가 현재 하고 있는 활동 중에 하나가 "Club 창작과 비평"이다. 활동의 구체적인 내용은 창비에서 발간하는 계간지(계절에 따라 한 해에 네 번씩 발행하는 잡지) 2020년 봄호, 여름호를 리뷰하는 것이다. 이제 막 시작한 따근따근한 활동으로 매주 미션을 여기 내 블로그에도 업로드할 예정이다.
https://hworangi.tistory.com/37?category=902727
이 활동을 신청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무료구독권이다. 2020년 봄호와 여름호를 종이책으로 받았을 뿐만 아니라 1966년 창간호부터 최신호까지 컴퓨터, 태블릿, 스마트폰으로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 계간지의 내용은 이전 포스팅에서 예시로 든 2020년 봄호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매우 풍성하다.
나처럼 Club 창비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계간지 구독은 충분히 가능하다.
종이구독은 1년에 정가 4만8천원으로 전자구독보다 조금 더 비싸지만 그만큼 추가로 제공되는 헤택이 위의 이미지에 나와있듯이 다양하다. 우선 종이구독을 하면 전자구독 서비스는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그리고 1년을 구독하면 3만원 이내의 단행본을 증정한다. 물론 창비에서 낸 책 중에 고를 수 있다. 그리고 1년 구독 기준으로 3만 포인트가 적립된다. 이 포인트는 창비 홈페이지, 전화 주문, 도서전 등 외부행사에서 도서 구입 시 활용 가능하다. 다만 정가의 최대 30%까지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위의 헤택을 고려해보면 1년에 약 5만원 정도 되는 비용이 나는 충분히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정말 많은 사람들이 가입해있는 넷플릭스 정기 결제권을 생각해보라. 영화, 드라마 시청을 독서와 비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삶을 풍부하게 하고 더 나은 내가 되는데 가장 효과적이고 즉각적인 처방이 독서라고들 한다. 그런 차원에서 특히 자신이 문학비평에 관심이 있고 다양한 장르의 아주 고품질의 글(몇몇 글들은 조금 어렵기까지하다)들을 접하고 싶다면 단언컨데 지불할만한 비용이다.
"사람이 만든 책보다 책이 만든 사람이 더 많다"는 유명한 말이 있다.
블로그 이웃들을 비롯한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각자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책과 조금은 더 친해지길 바래본다.
내 포스팅이 그 과정에 아주 조금이라도 기여했다면 그만한 영광이 또 어디 있으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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