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접하는 나만의 다양한 방법들을 2개의 포스팅으로 나누어 공유하고자 한다.
책, 독서와 관련된 유용한 어플리케이션을 몇 개 추천하면서 포스팅을 시작해본다.
우선 산책이다. 이 앱의 정확한 명칭은 "산책: 내가 산 책들"이다. 소장하고 있는 책들로 자신만의 서가를 꾸미는 앱이다. 꼭 다 읽은 책이 아니더라도 서가에 꽂힌 책을 자꾸 바라다보고 만지는 것도 또 하나의 독서 기술이라고 말하는 본 앱은 생각보다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등록해둔 책들을 '독서 중', '완독'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별점, 서평 기능은 당연이 탑재되어 있고 문장수집도 가능하다. 도서를 검색했을 때 정보가 상당히 체계적으로 나온다는 점 또한 인상적이다.
그 다음은 시요일이다. 많이들 시를 낯설어 하는 것 같다. 내가 참여하고 있는 독서모임(산책) 멤버들도 대부분 시보다는 수필, 소설을 선호한다. 물론 우리와 함께하는 독서모임 외에도 시모임을 따로 격주로 나가고는 연수처럼 시를 유독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주변에서는 드문 것 같다. 시가 일반적으로 다른 장르에 비해서 짧다보니 소비하기 쉬워보여도 함축하고 있는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물론 몇 장에 걸쳐 이어지는 산문시도 존재한다. 내 생애 첫 산문시집은 러시아의 유명한 시인인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츠게네프의 <사랑은 죽음보다 더 강하다>. 선물받은 책이라 꾸역꾸역 읽었는데.. 정말 힘들었다.)
그러나 시는 매력이 넘치는 장르이다. 나는 시가 간결함 속에 정수를 담아내면서도 소설만큼이나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끔 만든다는 점에서 정말 좋아한다. 백혈병 진단을 받고 항암할 때부터 쓰기 시작한 자작시를 차곡차곡 모으는 중이다. 나처럼 원래 시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하루에 시 하나 가볍게 접하면서 시와 조금 더 가까워져볼 수 있는 플랫폼이 바로 시요일이다. 추천한다.
마지막은 서점 어플이다. 영풍문고, 교보문고, 반디앤루니스 등 국내 대표 대형서점들이 개별적인 어플을 가지고 있다. 서점 어플을 추천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일단 요즘 새로 나온 책이 무엇인지, 어떠한 책이 핫한지 등 가끔 아이쇼핑을 하는데 은근 꿀잼이다. 사실 난 두 번째 이유 때문에 거의 매일 서점 어플을 한번씩 열어보는데, 바로 출석체크 때문이다. 난 집과 가까이에 영풍문고가 있어서 영풍문고 앱에 출첵을 한다. 할인쿠폰을 위해서다 ㅎㅎ 1달 동안 20일 출첵하면 2000원 쿠폰을 준다. 하루만 해도 500원 쿠폰 증정. 나같은 경우에 책을 1달에 최소 2~3권은 구매하기 때문에 이런 쿠폰은 놓칠 수 없다. 적립금, 쿠폰 때문이라도 자신의 주거래 서점을 하나 정해두는게 좋다.
+ 주변 지인들은 밀리의 서재를 많이 쓴다. 생각보다 만족도가 높진 않다는 후기를 많이 듣는다. 다들 공통적을로 하는 말은 없는 책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뭐 물론 이 세상 모든 책에 접근할 순 없겠지만 e-book 어플인데 책이 없다면.. 치명적인 단점이다. 무료 체험기간도 있어서 한번 써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겠다. 나는 종이책에 대한 선호가 워낙 확고해서 전혀 구미가 당기지 않는 앱.
팟캐스트는 다양한 주제를 오디오 형태로 접할 수 있는 또 다른 세계이다. 더이상 독서가 문자를 읽는 행위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플랫폼이 바로 팟캐스트이다. 책, 독서와 관련된 팟캐스트 정말 많지만 내가 다 청취해본 시리즈 중에 TOP3를 추천한다.
첫번째는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이다. 총 67개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2010년에 시작해서 2017년에 끝났다. "작가 김영하가 문학과 책에 대해 이야기합니다."라는 깔끔한 소개 문구 처럼 이 프로그램은 정말 담백하다. 김영하가 라디오 오프닝 같은 멘트를 아주 짧게 치고는 해당 에피소드에서 다룰 책과 그 책의 작가에 대해서도 짧게 이야기한다. 그리고는 김영하가 책의 일부를 낭독한 이후에 낭독 부분에 대한 김영하의 짤막한 코멘트로 마무리된다. 모든 에피소드들이 책 낭독이 분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내가 김영하 작가를 알게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알쓸신잡 등 미디어를 한창 탈 때서야 나도 김영하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고, 정작 그의 책은 작년에 무균실에서 항암을 하면서 처음 읽게 되었다. 「여행의 이유」를 읽었는데 '탁월한 이야기꾼이구나', '이래서 김영하~김영하~ 하는 건가?' 싶었다. 김영하가 출연한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최근에 봤는데 조만간 포스팅 예정이다.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으로 돌아오자면, 김영하 작가의 낭독이 세상에서 제일 달콤하고 그렇진 않다. 소설을 읽을 때도 등장인물에 몰입하여 대사를 읽는다기 보다는 AI가 읽어주듯이 딱딱하고 건조한 편이다. 근데 바로 그러한 점이 매력이다. 생각해보면 작가는 책과 글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직업인데 '목소리가 익숙한 작가'라.. 김중혁, 김영하는 미디어를 전반적으로 잘 활용하는 것 같고, 뭐 난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방식으로 문학이 유통되고 '책'이 소비되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그러한 적응력은 필요하다고 본다.
두 번째는 <잠 못이룬 그대에게>이다. 본 프로그램을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과 비교해보자면, 김영하 작가보다 훨씬 꿀 떨어지는 목소리로 책 낭독에 보다 더 집중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이름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책을 들으면서 잠들라는 취지로 책에 대한 해설은 일체 없음을 참고하라고 에피소드들 중간중간 오프닝으로 안내가 나온다. 현재까지 총 48개의 에피소드가 나왔으며 아직까지 연재 중이다. 1주일에 한번 꼴로 새로운 에피소드가 업데이트된다. 로고에 지혜의 서재라는 문구가 있다. 프리젠터 분 성함이 지혜가 아닐까 예상해본다.
마지막은 나의 최애 팟캐스트 프로그램 <이동진의 빨간책방>이다. 난 이동진의 광팬이다. 영화 평론 쪽으로는 말할 것도 없고 독서광으로도 유명한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나에게는 귀하디 귀한 에피소드들이다. 빨간책방은 작년 6월에 끝이 났다. 2012년에 시작해서 무려 7년 동안이나 계속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이 팟캐스트의 클라스를 엿볼 수 있다. 내가 강하게 믿는 철칙들 중 하나가 "오래 남는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301회나 되는 에피소드들은 너무 많아서라기 보다 아껴듣느라 아직 다 듣지 못했다.
<이동진의 빨간책방>은 내용과 패널 측면에서 앞선 두 프로그램과 차이가 있다. 프로그램 내용이 책 낭독은 거의 없고 책과 책의 주제에 대해서 자유롭게 얘기한다. 보통 선정된 책 하나로 1부, 2부로 나뉘어져있고 하나가 대략 1시간 반~2시간 짜리다. 그러니까 책 하나로 4시간 가량을 수다떠는 것이다 ㅋㅋㅋ 이것이 가능한 것은 수다메이트(이다혜 기자와 김중혁 작가 등)가 있기 때문이다. 김중혁 작가는 특히 거의 또 다른 진행자 급으로 자주 출현한다. 중간에 '김중혁의 숏컷'이라는 코너만 25개가 따로 편성될 정도이니. 내가 아래의 포스팅에서 소개한 유튜브 "영화당"에서 선보이는 둘의 케미는 다 여기 빨간책방에서 쌓인 것임을 알 수 있다. 사실 '빨책'은 잠잘 때 듣기에는 부적합한 편이다. 하지만 고심하고 고심해서 글로 꾹꾹 눌러써야 나올 법한 문장들을 구술로 자유롭게 구사하는 이동진의 멘트를 감상하노라면, 게다가 또 그 내용이 내가 사랑하는 '책', '독서'와 관련한 것이라면 한 회, 한 회가 소중하다.
https://hworangi.tistory.com/27?category=899597
"책을 접하는 또 다른 방법 ②" 에서는 나만의 독서법과 창비 정기구독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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