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간다 싶었던 컨디션이 다시금 급격하게 떨어졌다가 이제야 다시 찔끔찔끔 올라가는 중이다. 저번 투병일기 포스팅 당시보다 상태가 더 심각했다. 속도 너무 좋지 않아서 거의 먹지를 못했다. 무엇보다 입안이 건조해서 숨을 쉬는 것이 쉽지 않게 않았다. 목구멍이 좁아지는 듯하는 느낌이랄까? 까다로운 병 아니랄까봐 정말.. 쉽지가 않다.
신체적인 컨디션이 이렇게 다운될 때면 정신적인 부침도 뒤따른다. 환우회 모임에 참석했을 때 선배(?)들이 이식 후에 진짜 몇 년은 몸도 힘들었지만 불안과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몸에서 조금만 변화가 느껴져도 재발 아닌가 싶고, 정상적인 생활궤도에 안착하기까지 시간이 상당히 필요했다고 말이다.
집안에 신경 쓸 거리들이 늘어나기도 했다. 내가 아프게 되면서 그 전보다는 가까워지게 되었지만 동생이라는 놈은 여전히 내 맘 같지 않고, 해외에 계신 아빠 일은 좋지 않은 상태이고, 엄마는 직장에서 많이 의지하던 분이 부서를 옮기게 되시고.. 조급하지 않게 생각해야지 싶으면서도 내 진로에 대해서도 고민이 된다. 여하튼 몸 상태가 하락하면 이런 걱정거리들에 사로잡히다가도 결국엔 빠져나오게 된다. 계속 그 상태로 있기엔 너무 힘들고 어둡기 때문이다.
딱 2주 전만 하더라도 운동을 시작했었다. 저녁 시간대에 산책을 몇 번 다녀오니까 상쾌하고 너무 좋았다. 그래서 내친 김에 방치되어 있던 자전거에 쌓인 먼지를 닦아내고 돈 주고 점검까지 맡겼다. 돈 좀 아끼겠다고 몇 년 전에 내가 직접 조립한 자전거다. 자전거가 굴러가긴 하지만 뒷바퀴 기어 연결이 안 되고 페달 밝을 때마다 덜컹 소리가 났었다. 결국 그때 안 쓴 돈을 집 앞 자전거 가게에 준 셈이 되었다. 다이소에서 물통꽂이와 전조등도 사서 자체 업그레이드를 더했다. 역시 갓이소.
그렇게 자전거를 끌고 양재천에 몇 번 가볍게 다녀왔다. 예전에는 그냥 러닝으로도 갔을 거리에 절반도 못 가 지쳐서 집으로 돌아왔지만 상쾌하고 여유로운 기억이다. 이제 곧 또 가능해질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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