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20200701 시청-광화문 데이트 ① (feat.북한산 제빵소)

Diary/오늘은

by 황제코뿔소 2020. 7. 8. 23:12

본문

정말 오랜만에 펭귄과 데이트를 떠났다. 근래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한 거리 중 제일 멀기 때문에 떠났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운전면허 기능시험에서 또 떨어졌지만 이제는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2호선에 몸을 실었다. 

우리는 시청역에서 만났다. 덕수궁 돌담길을 걸었다.

점심시간에 나온 회사원들로 바글바글했다. 그들을 보며 나는 저렇게 일하는 사람들보면 부럽다고 말했고, 펭귄은 저 사람들은 누가봐도 데이트 중인 우리가 부러울꺼라고 답했다.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그렇게 우리는 예전에도 함께 걸었던 그 길을 이번에도 두 손 꼭 잡고 걸었다.

이윽고 도착한 우리의 첫 번째 행선지, 루소랩.

루소랩 방문 리뷰는 조만간 포스팅 예정이다. 

우리는 루소랩에서 만족스러운 브런치를 해치우고 광화문 씨네큐브로 향했다. 오늘의 메인 이벤트인 히치콕 특별전 작품 상영을 위해서다. 도보로도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영화 시작까지 30분 넘게 시간이 남는 상황이었다.

바로 그때 길 건너편 빌딩에 라바가 보였다. 안그래도 내 마스크 줄이 끊어져 급한대로 편의점을 가야되는 상황이라 길을 건너가 보았다.

왠걸??? 해당 건물은 펭귄이 좋아하는 라바 천지였다.

찾아보니 여기는 라바타운. 애니메이션 라바를 제작한 회사에서 운영 중인 캐릭터 샵이자 카페였다.

세계적으로도 먹히는 라바 캐릭터가 국산이라는 말을 펭귄에게 들은 바는 있는데.. 돈을 많이 벌었나보다. 

우리가 썸을 타던 6년전, 나는 그녀가 라바 캐릭터를 좋아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라바 인형을 깜짝 선물한 바 있다.

그녀는 여전히 라바를 좋아한다. 

널찍한 규모에 각종 굿즈를 팔고 있었다. 안쪽에 있는 카페 윙클(Cafe Wingcle)에는 회사원들이 꽤나 있었다.

같은 회사에서 만든 캐릭터들인 것 같다. 

그렇게 여유있게 둘러보다 보니 어느새 영화 시간이 다가왔다. 

우리가 상영한 작품은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이다. 펭귄이 일 안가는 날에 맞춰서 예매를 해야했기 때문에 작품 선택에 제약이 있었다. 하루에 상영하는 히치콕 영화들은 2편 뿐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가 선택한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은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펭귄은 오히려 <싸이코>보다 괜찮았다고 평했다. 해당 작품 리뷰는 포스팅 완료.

저녁을 먹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긴 했는데 역시나 우리가 가려던 식당은 브레이크 타임..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하는 수 없이 미리 봐둔 또 다른 카페를 찾아갔다. 바로 북한산 제빵소!

초입부터 만족스러운 분위기가 물씬난다~

스콘이 유명하다던데 이미 한발 늦었다.

마음에 드는 다른 빵들 몇개 사서 2층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테이블과 의자도 서로 다른 단색으로 맞춰져있고, 큼지막한 공간에 자리를 여유있게 잘 배치해뒀다.

포장지와 쿠폰까지 '북한산 제빵소' 상표로 꾸며져 있다. 
진동벨마저 아기자기한 이 디테일

여러모로  브랜딩을 잘한 것 같다.

거기다가 북한산은 커녕 빌딩숲 한가운데 위치해있지만 카페가 초록초록하고 참새들마저 지저겨서 정말 산자락에 와있는 느낌이 든다. 

빵은 전반적으로 쪼금 비싸다고 느껴지고 맛은 무난하다. 커피는 가격도 합리적이고 맛있다.

사진도 찍고 얘기도 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재방문할 의사가 충분히 있다. 광화문에 왔다가 카페에서 여유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간만에 퇴근 러시의 참상을 실감하며 "땅콩 껍데기 속에서 구르는 땅콩처럼" 전철에 내 몸을 이리저리 맡긴 채 집에 돌아왔다. 

오랜만인 것이 참 많았던 하루였다. 행복한 하루였다.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